지금 이 글이 현재 네 상황에 도움이 되니?


지금 그 후회가 현재 네 상황에 도움이 되니?
아니면 쳐내.

지금 그 티브이 프로그램이 현재 네 상황에 도움이 되니?
아니면 꺼버려.

지금 그 고민이 현재 네 상황에 도움이 되니?
아니면 쳐내.

이렇게 하나하나 내 자신의 생각에 간섭하는 걸 연습중이다. 세상 그 어느 엄마보다 귀찮게 나를 컨트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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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이 필요하다




내게 필요한 건 강박증이다. 지금처럼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는 어느 한가지 일을 강박적으로 하는 것이 낫다. 정신적으로 피곤할지라도 지금처럼 무의미하게 흘려보내는 것보다 낫다. 물론 생산적인 일이어야 한다.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이나,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 혹은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강박 등이면 좋겟다. 이 중에 고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강박증을 가져야겠다고 마음 먹는다고 해서 가져지는 것도 아니지만. 

내재적인 압박감을 균형감있게 다루지 못하고 강박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게 안타깝지만, 의지력이 약한 건 사실이고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을 하루빨리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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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메모] <아웃라이어> - 말콤 글래드웰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는 성공의 비밀을 밝혀낸 책이다. 그러나 자기계발서는 아니고 굳이 말하자면 사회과학서적이다. 극단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밝히겠다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지만 우연이나 문화가 개인의 지적 능력에 미치는 영향 또한 다룬다. 개인의 재능의 차이를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재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의외의 요소들을 파헤친다. 이 책에 대한 흔한 평가는 놀라운 통찰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아웃라이어란 "표본 중 다른 대상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통계적 관측치"를 말한다. 이 책에서 아웃라이어는 독보적인 성공을 거둔 이들을 말한다. 책을 오독하지 않으려면 그가 말하는 독보적인 성공의 기준을 알아야한다. 대학교수, 중형기업 사장, 대법관 정도는 아웃라이어가 아니다. 그가 책에서 예로 드는 아웃라이어로는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조이(썬마이크로시스템즈 창업주), 비틀즈, 모짜르트, 오펜하이머(맨허튼 프로젝트를 주도한 물리학자) 등이다. 그들은 교과서에도 실릴정도로 '역사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다. 우리가 흔히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아웃라이어라는 기준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굳이 기준을 찾는다면 교과서에 언급이 되거나 위인전기, 영화 등으로 만들어질만한 사람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이 책이 자기계발서가 아닌 이유는 아웃라이어가 되기 위해 이 책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심지어 이 책은 그렇게 될 수 없음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좀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추천할만한 책이다. 

앞서 말했듯 이 책은 크게 아웃라이어들에 대한 분석과 아웃라이어가 아닌 사람들까지 포함한 일반적인 사람들을 설명하는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이 책이 말하는 아웃라이어에 대한 설명은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세상에 재능을 갖춘 사람은 너무나도 많다. 그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 자리보다 많다. 재능을 갖춘 것에 더해 노력까지 겸비한 사람들도 많다(1만 시간의 법칙). 재능과 노력을 기본으로 갖추었을 때 운까지 갖춘다면 아웃라이어 혹은 그에 준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를 오독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운이 중요하다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말콤 글래드웰이 하는 말은 운'도' 중요하다는 것이고 운까지 따른다면 통계적 특이값이 될 정도로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가 기본 전제로 깔고 있는 것은 뛰어난 재능과 엄청난 노력은 필요조건이라는 것이다. 그치만 그런 사람들조차 많기에 그것 이외의 요소들도 성공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재능과 노력의 가치를 과소평가한다면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을 잘못 받아들인 것이다. 흔히 성공이 재능과 노력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것을 일반적인 '통념'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뒤집기 위해서 책을 쓰다보니 재능과 노력 이외의 것들을 강조하게 되었을 뿐이다. 

아웃라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재능+노력+가정환경+운 등 모든 조건이 갖추어져야 하기 때문에 이제와서 바라면 안 되며, 이 책은 그런 걸 바라는 것 자체가 헛된 망상이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말한다. 쉽게 말해 "시작부터 달랐어야 해"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웃라이어가 되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극소수일 뿐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정도가 되지 않더라도 일부의 사람들에게 성공했다고 말하거나 스스로를 성공한 것으로 간주한다. 통계적 특이값이 될 수 없는, 혹은 되기엔 너무 늦은 우리들에게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자. 이 책은 어떤 가정환경과 사회에서 태어났는지가 개인의 지적능력 발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중산층과 저소득층 집안에서 태어난 자녀가 권위있는 사람들에게 대하는 태도를 다룬 부분도 있다. 여기서 중산층의 자녀는 권위있는 사람 앞에서는 자신의 요구사항을 요령있게 말하지만 저소득층의 자녀는 그렇지 못하고 권위에 쉽게 굴복한다고 말한다. 그럼으로써 같은 재능을 가졌더라도 저소득층의 자녀는 기회를 더 많이 놓치게 된다. 그리고 중산층의 부모는 자식에게 이렇게 저렇게 간섭하며 다양한 가능성의 길들을 보여주지만(때론 그것이 자녀를 힘들게도 한다), 저소득층의 자녀는 진로에 대해서 전적으로 자녀에게 맡기며 자녀가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한다. 어찌보면 저소득층의 부모의 모습이 바람직해 보이지만, 세상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스스로 길을 헤쳐나가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눈물이 날 뻔했는데, 저소득층 부모에 대한 설명이 나의 부모님과 완전히 같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항상 "네가 더 잘 아니, 네가 알아서 해라"고 하였고 나 또한 내가 알아서 한다는 말을 습관처럼 말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부족한 정보와 경험을 가지고 있던 어린 시절에 내가 모든 것을 선택하게 한 것은 큰 실수임을 깨달았다. 어릴 때는 자신 넘치게 선택을 하지만 그것들은 제대로 갖춘 정보를 분석하여 나온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판단을 할 경우가 많다.

이 책이 시사하는 바는 같은 재능 혹은 같은 재능에 노력을 갖추었더라도 가정환경(주로 소득)의 차이에 의해서 어떤 이는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고 어떤 이는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즉, 좋은 대학에 들어간 자녀는 그 자녀의 능력이 뛰어나서라는 생각은 잘못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에 강남권 학생들의 비율을 갈수록 늘어나듯이, 가정환경이 그 아이의 능력을 결정해 버린다. 출발점이 다른 것이고 출발점에서 차이가 많이 날수록 건강한 사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회(국가)가 어떻게 이러한 차이를 좁히고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게끔 하느냐가 중요하다. 

앞서 말했던 것은 사회적으로 던지는 시사점이었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이 책이 내게 도움을 준 것은 수학에서 재능보다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물론 엄청나게 재능이 뛰어나다면 그런 외계인은 아무도 따라갈 수 없겠지만 그게 아니라면야 재능보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그렇다고 재능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닌데, 최소한의 필요조건은 있다. 가령 아이큐가 120 이상만 되면 지능과 성적의 상관관계가 급격히 떨어지는데 여기서 아이큐 120은 기준선이고 이것만 넘으면 그때부터는 누가 더 노력을 어떻게 많이 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 사실 수학에 대한 얘기가 나온 것은 동아시아 국가들의 학생들이 왜 수학을 잘하느냐를 분석하기 위한 것이었고, 농업국가인 그들의 문화적 유산인 근면함이 그 비결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너무 단순한 인과분석이라는 생각이 들어 결론을 받아들이고 싶진 않지만 일정 이상의 재능만 갖추면 그 이후로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측면은 경험상으로 받아들인다.(물론 수학을 전공하고 수학자가 될 것이라면 재능이 훨씬 중요하다. 이 또한 경험으로 안 것이지만 외계인 같이 엄청나게 뛰어난 재능을 갖춘 이들은 노력으로 따라잡을 수 없고 수학자가 되어 업적을 남기는 사람들은 '절대적으로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다. 노력으로 커버한 사람들도 있지만 극소수이다. 그러나 수학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수학을 도구로써 사용하는 정도라면 재능은 기본조건만 갖추면 된다.)

앞서 말했듯 이 책은 <아웃라이어>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아웃라이어 뿐만 아니라 재능 이외의 요소들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래서 오독하기도 쉬운 책이다. 가령 수학을 잘하는 데 있어 아이큐가 일정 이상이면 충분하다는 것은 전체 집단의 평균에 대한 얘기지 아웃라이어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그러므로 아이큐 120 이상에 1만시간을 노력하고 운이 따라준다고 해서 수학분야에서 아웃라이어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이 책은 읽는 내내 흥분을 가져다 준 책이며, 공정한 경쟁이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깨닫게 하는 전환점이 된 책이다. 이 책을 읽은 이후로 왜 내가 이런 쪽에서는 다른 사람보다 부족하고 이런 쪽에서는 다른 사람보다 나은지 분석할 수 있었다. 불리한 환경 조건에서 자라나 제대로 키우지 못한 능력들을 보완하기 위해서 일부러 도움이 되는 환경 속에 뛰어들어야겠다는 전략 또한 세울 수 있었다. 

(불완전한 논거들도 있지만)  이 책의 내용들이 우리에게 새로운 상식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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