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13호 (2007년 12/18) 꼬리표

Posted 2008/09/15 13:22, Filed under: 컵에 따르다
시사IN 13호 - 2007년 12월 18일자


논술에 국민경제 운명 걸렸다 - 우석훈(성공회대 외래교수)

비학원파와 학원파의 싸움. 그 승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달렸다. 논술에서마저 학원파가 승리하면, 한국 사회의 미래는 없다. 비학원파가 학원파의 암기에 맞서 이기려면 독서가 필요하다. 그것도 다량의 양서를 읽어야 한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독서파가 암기파보다 당연히 사고력이 높다. 그래서 채점진은 독서로 사고력을 높인 학생을 뽑으려 한다. 그러나 채점진의 평가 방식을 분석하여 기술을 훈련시키고 암기시키는 학원파(암기파)가 채점진에 연전연승하였다. 학원파가 계속 승리한다면 비학원파(독서파)가 설 자리는 없다. 대학 이름으로 급이 매겨진 한국사회에서 비학원파는 원하는 대학에 못 가게 되고, 풍부한 정보와 환경에의 접근이 차단된다. 사회를 학원파(암기파)가 지휘하게 되면, 그때서야 부족한 통찰력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비학원파의 몰락은 결국 내 자신의 몰락도 포함한다. 나도 비학원파였고, 독서파였다. 학원을 다니는 것보다 책을 읽는 것이 나중엔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 확신이 무너지면 나도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물론 학원을 다니면서 동시에 책도 읽으면 금상첨화다. 논리적 기술과 통찰력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엄청난 속독이 아니라면 두가지를 동시에 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요즘 학원이 누가 암기를 시키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 원리부터 이해시키며 사고력을 키우게 하지 못하는 학원 교육은 살아남지 못한다고 한다. 그런데 아무리 원리적으로 가르친다고 해도 책을 통해 키운 사고력과는 그 넓이와 깊이에 있어 다르다. 비유를 하자면, 카투사들은 육개월에 한번씩 PT 시험을 친다.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2마일 달리기인데, PT 시험 점수를 가장 빨리 올리는 방법은 다른 운동은 하지 않고 그 세가지만 연습하는 것이다. 보통 빨라야 2주 전부터 준비를 하니 그 세가지만 죽어라 연습해서 통과한다. 하지만 설사 그렇게 해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모든 운동을 골고루 쓰는 사람보다 체력이 좋을 수 있을까. 그 세가지만 운동하게 되면 몸이 기형으로 변한다. 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운동과 체력, 근력 자체를 키우기 위한 운동은 차이가 있는 것이다. 책읽기는 후자에 속한다. 운동 자체를 즐긴다면 더 좋을 것이 없다. 마찬가지로 책읽는 것이 논술을 잘치기 위한 수단이 되면 역시 그냥 재밌어서 읽는 사람을 당해낼 수 없다. 부디 비학원파 혹은 독서파가 논술에서 이기기 바란다. 이건 정말 사회를 위해 중요한 일이다. 폭 넓은 사고력과 통찰력을 제때 키우지 못한 리더가 서게 되면 나머지 사람들이 고생이다. (책이 만능이라고 오해할까봐 덧붙인다. 당연히 원래 논리력, 통찰력이 뛰어난 사람은 그렇지 못하면서 책을 읽은 사람보다 더 능력이 뛰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공부를 해야 하는 양이 많아지고 깊어질수록 책의 중요성은 선천적 능력보다 더 커진다.)



'좀도둑' 대신에 '장물아비' 잡는다 - 김국현(IT 평론가)

창작물 불법복제 문제의 현 상황을 기가막히게 잘 지적한 글이다. 지금의 가장 큰 문제는 좀도둑이 아니라 장물아비다. P2P, 웹하드 업체들이 그들인데, 그들은 창작물을 초저가에 유통하고 중간에서 이익을 가로챈다. 문제의 핵심은 그 업체들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떳떳하다는 것이다. 자신들은 적은 양이지만 돈을 지급했으니 죄책감이 없다. 어찌보면 당연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소비를 했고, 필요한 자기 합리화를 했다. 글쓴이는 생산자의 권리보다는 유통업자의 권리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CD/DVD가 복제되지 않도록 막으려고만 하고, 복제가 불가피한 네트워크의 특성은 등한시한다는 것이다. 문제 해결은 '복제금지'가 아니라, 장물아비들로부터 정당한 창작물의 대가를 받아내는 것이다. 이것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문제와 법적 제도 개선의 문제 해결이 우선이겠지만, 소비자들도 지금보다는 훨씬 비싸질 창작물의 가격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정당하게 운영하는 장물아비들이 있는 가운데, 단속을 통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이들의 틈을 점점 좁힌다면, 저작권 2.0이라 할만한 새로운 제도는 자리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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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5 13:22 2008/09/1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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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비밀방문자 2008/09/23 15:42 Delete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1. Re: # 잡상인(雜想人) 2008/09/23 15:48 Delete

      니가 만든 검색 엔진이냐?

    2. Re: # 비밀방문자 2008/09/23 15:53 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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