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에 깨진 창문 하나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면, 이 건물은 관리가 안 되는 건물로 '인식' 되고, 결국엔 나머지 창문들까지 깨진다고 이 이론은 설명한다. 다른 창문들이 깨질뿐만 아니라, 건물엔 낙서가 그려지고, 쓰레기가 버려지고 결국엔 부랑자들이나 불량 청소년들의 아지트가 된다. 그 근처에 살던 주민들은 황폐해지고 위험해진 그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하게 되고, 결국 그 마을은 마약 거래자, 노숙자, 전과범들이 대신 채우게 된다. 사소한 방치 하나가, 통제할 수 없는 무질서를 가져온다.
깨진 창문 이론은 중대 범죄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였다. 1980년대 미국 뉴욕은 무법 천지였다. 연간 2000건 이상의 살인과 60만건 이상의 심각한 중범죄에 시달렸다. 뉴욕의 지하철은 위험천만한 중대 범죄의 온상지였다. 총기 사건이 빈번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살인 사건이 발생하며, 부랑자, 범죄자들의 천국이자, 지옥이었다. 그런데 1990년대 이러한 살인사건 발생률이 2/3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졌으며, 강력범죄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그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한 것이었다.
새로 부임 받은 소장, 데이비드 건은 중대 범죄를 직접 단속하는데 힘을 쏟지 않고, 지하철 역 내, 차 내에 있던 빼곡한 낙서들부터 지우기 시작했다. 데이비드 건이 생각하기에 지하철의 낙서가 깨진 창문이었던 것이다. 낙서를 깨끗이 지우고, 주변 정리를 한 뒤부터, 지하철 안에서의 강력범죄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경찰 국장 윌리엄 브래튼은 이에 더불어 불관용 정책을 시행하였다. 불관용 청책이란, "파괴, 배회, 금전을 요구하는 행위와 만취 상태와 같은 작은 범죄나 파괴적인 행위 유형"을 엄격히 단속하는 것이다. 낮은 수준의 경범죄를 엄벌히 다스림으로써, 강력 범죄의 숫자도 함께 줄어들었다.
이처럼 사소한 깨진 창문을 고치는 정책을 편 뉴욕은 "마약과 절도와 같은 표준적인 범죄율이 극적으로 줄어들었을 분만 아니라, 살인율도 20세기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깨진 창문 이론은 사소한 것까지 손을 뻗치는 관리가 결국엔 중대한 문제까지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바꿔서 사소한 무관심이, 파국을 초래할 수도 있다.
길을 가다보면 쓰레기가 넘치는 거리를 자주 보게 된다. 그것의 시작은 아마도, 가로수 옆에 버려진 쓰레기 봉투를 제때 치우지 않으면서일 것이다. 사람들은 길가다 군것질 하고 남은 쓰레기를 그 봉투에 찔러넣거나, 옆에 세워둔다. 그럼 그 주위는 갈수록 더러워지고 쓰레기는 계속 쌓인다. 그러다 결국 관리할 수 없는 지경까지 가게 된다. 비닐 조각 하나 없는 깨끗한 거리에 쓰레기를 버리기란 쉽지 않다.
인터넷 게시판에 스팸 글이나 댓글로 도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광고글이나 게시판과 상관 없는 게시물들을 제때제때 지워야 한다. 한 두개 있는 것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결국 그 게시판은 광고글들로 넘쳐날 것이다.
깨진 창문 이론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더라도 사소한 관리 소홀이 개인이나 회사의 신뢰를 잃게 만들 수 있다. 보편적이진 않을 수 있지만 직접 겪었던 경험 몇 가지를 예로 들겠다.
얼마전 은행에서 나눠주는 전단지를 받아온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전단지에 어이 없는 오타를 두개나 발견할 수 있었다. 사소한 오타도 제대로 확인 안 하고, 전단지를 돌리는 은행에 내 돈을 맡길 수가 있겠는가. 그 일을 기억하는 한 그 은행과 거래하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유명한 교수나 평론가가 썼다는 글을 읽을 때도, 맞춤법이 틀린 것이 여기저기 발견되면,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상점안에서의 인테리어 관리도 중요하다. 몇 달 전 가습기를 사러 **마트에 갔는데 마트에 진열된 전자제품들 사이로 기둥에 붙어 있는 깨진 거울이 보였다. 언제 깨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임시방편으로 테이프가 붙여져 있었다. 장사가 그리 안 되는 가게도 아니라 바꿀 돈이 없는 것은 아닐텐데, 볼썽사나운 모습에 자꾸만 찝찝했다. 결국 거기서 가습기를 사긴 했지만, 거기와 비슷한 다른 마트가 거기보단 조금 떨어진 거리에 있고, 전자제품을 사야할 일이 또 생긴다면 그 때는 어디를 갈지 고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깨진 창문 이론은 그 내용의 타당성과 효과의 입증에 있어서는 확실해 보인다. 다만 뉴욕의 사례에서도 깨진 창문 이론에 따른 불관용 정책은 몇가지 문제점을 낳았다. 경찰의 주관적인 단속이 과도하고 비일관적인 사례를 낳았으며, 인권 침해의 논란도 일으켰다. 그 결과 "경찰권 남용과 괴롭힘에 대한 고소가 늘어났다".
우리나라에서도 1980년대 전두환 대통령의 조치로 경범죄에 대한 강력한 단속이 있었다. 그러나 그 당시 확실히 줄었던 범죄율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해제 되었고 지금에 와서는 비판을 많이 받는다. 뉴욕의 경우와 비슷하게 경찰은 주관적으로 단속하는 경우도 많았고, 이 때문에 무고한 사람들이 정체도 알 수 없는 삼청교육대에 억울하게 끌려가기도 하였다. 물론 일부는 범죄없이 조용했던 그 때를 그리워하기도 하지만, 다시 시행하기엔 문제점이 더 많은 정책이다.
그러나 깨진 창문 이론이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은 명확하며, 실제 정책이나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통제 불능이 되기 전에 사회를 안전하고 편안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불관용 정책을 국가 범죄 정책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기준과 적절한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 그리고 범죄와의 싸움을 떠나 곳곳에 방치되어 관리되지 않는 지역들(예를 들어, 비행 청소년들이 아지트나 싸움터로 사용하는 곳들)에 대한 지자체들과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가 정책 이외에 개인의 측면에서도, 기업의 측면에서도, 깨진 창문 이론을 바탕으로 사소한 것에도 신경을 쓴다면, 스스로의 신뢰를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사소한 것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다만 사소한 것에 사소한 신경만 쓰더라도 파국은 막을 수 있다.
덧글 - 쓰고 나니 오타가 있을까봐 걱정됩니다. -_-;
*참조 1
앤서니 기든스, 현대 사회학, 을유문화사
*참조 2
http://azgian.egloos.com/page/2
*그림 주소
http://www.buzzle.com/img/articleImages/01815-36med.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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