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훈의 블로그가 끝이 났다. pod의 소개 덕에 이 블로그를 알게 되었는데, 그동안 이 블로그를 구독하면서 뉴런 덩어리들이 꿈틀꿈틀 거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정말 내공이 상당한 분이고, 지식인이라는 단어에 가장 가까운 분이라 생각했다. '88만원 세대'를 읽기 전에 이 블로그부터 구독을 했고, 그가 지지리도 싫어하는 찌질이 팬이 되버렸다.

블로그에 글이 올라오는 속도를 읽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하루에도 긴 글이 몇개씩 올라왔다. 그렇게 치밀한 생각들이 자유 연상에 가까운 속도로 나올 수 있으려면 도대체 얼마만큼의 독서와 공부와 생각이 필요할까. 그는 항상 자기를 C급 경제학자라고 평하지만, 나는 그가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런데 이제 블로그부터 닫고, 자기가 맡던 일들을 하나씩 정리하고, 은퇴를 한단다. 은퇴 뒤에는 외국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고 하니, 한국에서의 지금과 같은 활동은 보기 힘들 것 같다. 그가 나에게 준 가장 값진 진실은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액션 대 로망'이라는 위트 넘치는 표현을 썼다) 액션을 취하지 않으면,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해도 찌질이 히끼꼬모리나 되는 것이고, 그런 생활에 중독되면 기껏해야 자기 블로그에 글 좀 올리고 만족하는 '마스터베이션'이나 하다가 죽을 것이다.  

블로그를 이제 닫는다는 글제목을 보고, 황급히 그동안 밀려있던 글들을 몰아 읽었다. 언제 블로그가 완전히 닫힐지 모르기 때문이다. '88만원 세대'를 읽기는 하였지만, 그의 책들은 우선순위에서 조금 밀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는 책 읽는 속도가 그가 책을 쓰는 속도보다 느리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공부와 관련된 책들부터 읽으려고 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의 블로그는 책을 읽을 때 보다는 적은 에너지로, 그의 생각을 읽고 사회현상의 분석을 따라가는 통로였는데, 더 이상 그럴 수 없게 되었다.

그는 절대 들을 수도 없고 듣기도 싫겠지만, 그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쉽다. '고맙다'는 말이 진실되게 할 앞으로의 삶에 자신은 없지만 말이다.

더 이상 글이 올라오지 않더라도 블로그가 완전히 닫히지는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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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9 20:06 2008/03/2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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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智熏 2008/03/30 15:50

    좀 아쉽지. 근데 내 짐작엔 블로그를 언제까지 운용할건지 그런건 계획이 애초에 없었고, 돌연 그냥 드는 생각에 문을 닫는 거 같아 ㅋ 하여튼 똑똑한 블로그 하나 없어진 셈이네.

    • 잡상인(雜想人) 2008/04/02 16:15

      다른 매체를 통해서 자취를 추적(?)해야지..

      니가 단 트랙백이 계속 첫페이지에 있었는데 아쉽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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